농지전수조사 후속 대책 제시, 친환경·임차농 경작권 보호·농지거래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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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시갑) |
[코리아 이슈저널=홍종수 기자] 최근 농지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난 농지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고,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공익적인 농지 거래와 임대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상 첫 전국 농지전수조사가 농촌을 넘어 도시에 이르기까지 정치·사회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농협,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사회경제조직 등 비영리 공익 주체가 농지를 소유해 농업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농지은행만으로는 폭증하는 농지 매도·임대 수요와 복잡한 농촌 현실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 농지 1평당 평균 실거래가격은 2021년 26만 8732원에서 2025년 17만 6610원으로 하락했지만, 1차 농지전수 조사결과 위법소지가 있는 37만ha를 매입할 경우 215조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전체 농지의 5%가 강제매각 처분되고 이를 매입한다면 56조6554억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내년에 농지매입 예산 2조2671억원에 더해 8868억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 예산으로 농지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예산은 역대 최대인 2조4000억원으로 1조 6,170억 원이 증액됐지만, 매도 신청 물량이 늘었음에도 원활하게 소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지은행은 상한선 때문에 가격이 높은 농지 매입이 어려운데다, 우량농지 위주 매입과 청년농 우선지원(1·2순위 청년후계농 및 2030세대)체계로 인해, 일반 임차농이나 고령농, 시설농업 희망자는 정책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는 한계성을 띠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시갑)은 지난 1월 농협의 공익 목적 농지 소유를 허용하는 '농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 등이 참여하는 '농지보유합리화법인' 지정·운영 제도를 신설하는 농지법 개정안의 추가 발의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개정안은 농협이 공동영농, 친환경농업,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등 공익 영농사업을 위해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농지보유합리화법인이 청년농업인, 후계농업경영인, 귀농인, 공동영농조직에 농지를 우선 공급하고, 국가·지자체가 사업 경비와 이차보전금을 지원하고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정부가 농지보유합리와법인의 농지매입 대출이자의 2%를 지원할 경우 2조원의 예산 투입으로 100조원어치 농지매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농지보유합리화법인의 경영이 부실해질 경우 땅을 담보로 매입자금을 빌려 준 농협이 해당 농지를 떠안아 운영하는 안전장치도 둘 수 있다.
이런 제도가 도입되면 국가 예산에만 의존하던 농지 수급 조절 기능이 민간 및 지역 농협 네트워크로 확장돼 음성적 임대차를 합법적 제도권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임차농의 경작권 보장과 함께 청년농과 실경작자의 농지 확보 부담을 낮춰서 공동농업 경영을 활성화하고, 유휴농지를 줄여서 농촌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지를 사서 농사짓기 힘든 우리 농업의 수익구조 때문에 농업인들 또한 공익적인 농지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시대 상황에 맞춰 경자유전의 원칙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속히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가 이달 발간한 ‘농지제도 개선과 농협의 대응방안’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의 매입·비축만으로는 안정적인 보전·관리에 한계가 있다. 이 보고서는 농협이 공익적인 목적에 한해 농지를 소유하거나 별도 법인에 출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매입부터 관리·임대까지 맡는 구조다.
또한 지역 사정에 밝은 농협이 고령·은퇴농이 내놓은 땅을 발굴하고 청년·임차농에게 공급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농협의 농지 소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
올 1월 송 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지법 개정안은 공동영농과 친환경농업 등 일정 목적에 한해 농협이 농지를 취득할 수 있게 했다. 농협이 취득한 땅을 해당 사업에 3개월넘게 이용하지 않으면 1년 안에 농지은행에 처분하도록 했다.
송 의원은 “최근에 프랑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시민사회가 사회공헌차원에서 농지를 매입하고 농업인들과 공동경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40여년간 농협과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농지보유합리화법인이 전체 농지거래의 절반 가량을 지원해 온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금기시했던 농협의 농지소유 문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통제가 어려운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소유는 허용하면서 공공성이 강한 농협의 농지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38년만에 추진된 농지전수조사는 그동안 잠재해 있던 여러 가지 농지둘러싼 문제들을 드러내 보이며 현실성있는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올 5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전국 농지전수조사 기본조사 결과, 조사 대상 136만ha 중 불법 임대차 의심 21.1%,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등 위법 의심 농지가 전체의 27.0%에 달했다.
그동안 관행화한 구두계약 중심의 음성적 임대차가 대거 단속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년간 토양을 일궈온 임차농들이 경작권을 잃고, 7년~10년간 공들인 친환경 인증까지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관외거주자(부재지주)는 190만 4,267명으로 전체 124만 2000농가보다 많은 기형적 소유 구조 속에서, 규제 강화에 따른 비수도권 농지 거래 실종으로 농지가격이 평당 30만 원 선에서 10만 원 대까지 폭락해 농지를 담보로 대출해준 농협경영의 안정성까지 흔들고 있다.
2025년 기준 전체 농가의 43.5%, 경지면적의 45.0%가 임대차에 의존하는 상황속에서 고령농은 땅을 팔지 못하고, 임차농은 합법적 농지를 구하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부재지주의 55%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데다 이들 중 40대~50대가 40%에 육박하고 있다. 농지문제가 농촌·농업을 넘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우리나라 정치·사회의 현안임을 일깨우고 있다.
송 의원은 "부재지주와 고령농이 농지를 원활히 처분하고, 농업인이 농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농협이나 사회경제조직이 참여하는‘공익형 농지 소유·임대제’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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