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현장 잇는 '들꽃방문요양센터'
실천하는 복지 전문가가 말하는 돌봄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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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방문요양센터 최은희 원장 (본인제공) |
[코리아 이슈저널 = 최윤옥 기자]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라는 시대를 마주한 지금, 복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언어가 되었다. 하지만 수많은 숫자가 오가는 정책의 틈바구니에서 정작 ‘사람의 냄새’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 강단에서의 정교한 이론을 현장의 따뜻한 실천으로 증명해내는 이가 있다. ‘들꽃방문요양센터’를 이끌며 차세대 복지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실천형 학자, 최은희 원장을 만나 진정한 돌봄의 가치를 직접 들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꿋꿋하게, ‘들꽃’이 피워낸 존엄의 가치
센터의 이름인 ‘들꽃’에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어디서든 꿋꿋하게 피어나는 어르신들의 생명력을 존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가 생각하는 돌봄의 본질은 명확하다. 단순히 신체적인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한 인간이 살아온 궤적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온전히 수용해 내는 것이다,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윤리가 있습니다. 존엄성, 자기결정권, 그리고 책임성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센터 운영의 뿌리이기도 하죠. 저희는 끊임없이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는 어르신을 단순한 서비스 대상이 아닌, 고유한 인격체로 대하도록 당부합니다.” 최 원장이 현장에서 라포(Rapport) 형성을 위해 요양보호사들에게 강조하는 원칙은 의외로 소박하지만 강력하다. ▲끝까지 들어줄 것 ▲작은 변화도 놓치지 말 것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 이 평범한 진심이 쌓여 어르신의 삶에 의욕을 불어넣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지식보다 실천”... 사람을 이해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교육자로서 그는 현재의 이론 중심 교육에 대해 날카로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책 속의 정답을 외우는 ‘지식형’이 아니라, 현장의 갈등과 아픔을 몸으로 겪어내는 ‘실천형’이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과 의사소통, 문제 해결 능력은 강의실에서만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는 사례 기반 교육과 감정노동 관리, 윤리 교육에 집중하죠. 업무 기술을 가르치는 곳은 많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고민하는 곳은 드뭅니다.” 그는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이 곧 서비스의 질로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장 중심의 실습 교육 확대와 보호자 상담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를 향한 통합의 길
초고령사회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에 대해서도 그는 확고한 비전을 제시했다. 방문요양과 간호, 그리고 지역사회 자원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통합돌봄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요양은 이제 단순한 가사 지원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로 진화해야 합니다. 어르신이 사시는 곳에서 끝까지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보호자님,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지 마세요”
최은희 원장은 돌봄의 무게에 짓눌린 가족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돌봄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미안해할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나은 사랑을 주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들꽃방문요양센터가 그 길의 가장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원장은 "대한민국 복지정책이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해보니 개선할 부분이 보인다.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과 보호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전문 상담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돌봄의 공백이 사라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학문적 자산으로 남기고 싶다는 최 원장의 눈빛에는 학자의 냉철함과 활동가의 뜨거움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누구나 나이 들고 누구나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되는 세상에서 최 원장의 ‘들꽃’ 같은 진심이 우리 사회 복지의 앞날을 밝히고 있다.
코리아 이슈저널 / 최윤옥 기자 bar00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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